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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Sep 07. 2020

백로(白露)

- 이슬 꽃

백로(白露)
- 이슬 꽃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오늘에서야 드디어
내 마음에 
흰 이슬이 내려

맑은 네 눈망울에
이슬꽃이 맺혔구나

보아라 보거라
울어서 네 눈물이
흰 이슬이 되는 갑도

그렇게 처절하게
울부짖지 아니하여도
때가 되면 성숙해지거늘

울어서 될 게 있고
울지 못해서 울어야만 하는

네 울게 되던 날
한이 서린

네 마음 아프게 한  
서리꽃이 필테고

나는 다가올 겨울맞이에
서리가 아무리 내려진다 한들

설산에 네 눈꽃이 되어 
네 눈물의 상고대로
피어나는 것만도 못하리

그 순간을 기억하고
그 순간의 감정을 잊는다

그러면 다가올
가을 채비에 떨어지는
낙엽을 보고
슬프고 감정에 서리지 아니하리

가을지나 겨울 채비는
더 이상
네 눈물 없이도 볼 수 없는
눈꽃이 피다 지다  말다 할 것이고

너의 너스레 한 익살에
그 웃음은 비롯
저 상고대에 비해 맑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탁하지도 않으리


2020.9.7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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