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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Sep 16. 2020

태양은 구름을 두려워 하지만

- 흰 겨울에 내리는 눈은 한 햇살을 두려워한다

태양은 구름을 두려워 하지만

- 흰 겨울에 내리는 눈은 한 햇살을 두려워한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어제 아닌

오늘에 비가 내려

푸르른 하늘을 보여주지 못함에

애석해하지 말라한다


하늘이 내게 줄 수 있다는 것이

그저 구름 뒤에 숨겨 둔

저 태양일지라도

그저 한 줄기 빛에 의존할 뿐이라며


새벽이 온 후에

누구나 그러하듯이

하늘은 비에 젖은

나의 몰골을 즐기려 하지 않는다


언제나 자연스러움은

그대에게 피어나니

피우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저 무심한 하늘은 몸짓을 한다


나의 어리석음에 박함을

당연시하는 너는


인생에 있어 다시 못 올

 그 긴 기다림을 위해서

오늘의 나를 잊으라 한다


저 하늘의 흐린 하늘 아래 사랑이

저 구름 아래 희망의 불꽃이

안갯속에 묻힐 그리움들이

저 바람 따라 흘러 떠나는 인생은


한낱 실개천 흐르듯이

실바람처럼 모든 것이

그대의 허공 속에서 빛날 뿐이라면서


늘 익숙함에서 우러나오는

그대의 진실된 허상들


또다시 저 하늘을 바라보아야

숨겨둔 내일이  거라는 믿음은

내리는 겨울의 하얀 눈 속에  녹아내린

저 햇살에 사라지니 말이다


2020.9.15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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