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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Oct 12. 2020

나는 너를 품을 수 없다

- 태양을 등진 구름

나는 너를 품을 수 없다

- 태양을 등진 구름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오늘도 두 개다리 벗 삼아

저 태양을 등진

구름을 미워하려 했다.


자연의 섭리와

인간이 살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삶도 그러하거니와


하나를 얻으려면

반드시 다른 하나를

얻지 못하는 순리와 같이


그것의 아름다움이든

추함이든 보이는 현상은

늘 같은 것이다.


동녘에 해 뜰 무렵

불타는 그대를

품에 안으려 하였으나,


너의 그 고운 자태에

또다시 흐트러짐이

보일세라 염려하더이다.


그리하여 머지않을 곳에

그렇게 그립던

너의 품을 잃어버릴까


두려움마저 앞서는 것이

나의 마음이로 네.


그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나의 잃어버린 세상과

너의 공존하는 세상에서 만나려니,


그 인연 된 만남으로

너와 내가 하나가 되는 날이

그대의 품이 되더이다.


치악산 상원사 남대봉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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