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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Oct 21. 2020

가을비

- 인생 비

가을비

- 인생 비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가을비에 떨어지는 낙엽들

제법 거리에도

가을이 깊게 찾아오고


한 두 방울 떨어지는

빗방울 앞에서

초연히 이 비가 더욱더

만추를 재촉하지 않을까 싶어


하늘은 흐리다 하여

내리는 비를

우리는 마다하지 못하고


깊은 가을의 산채는

어디를 가나

오색 단풍의 형형색색으로

지는 해를 대신해주고 있잖아


아직 까지

가을을 느끼지 못한 사람들

거리에 오고 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 없는 천사처럼


온 거리를

빨. 주. 노. 초. 파. 남. 보의

무지개 색깔은 아니하지만,


그들이 빚어낸

이채로운 삶들은

지금의 이 순간에도

열심히 행진하고 있겠지


지금의 커피 한잔에

창밖으로 내다보는

내 마음은


이 비가 눈으로 바뀌어

온 세상이 하얗게 물들이며

수를 놓았으면

더 바랄 게 없어


네안의 너를

진정으로

사랑하지 아니할 수가

없을 때까


이 비가 계속 내려

깊어가는 가을을 뒤로한 채 

겨울 채비를 하도록 말이야


비야~

2020.10.21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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