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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Nov 23. 2017

신(神)

- 거울과 저울

                    [2017.11.3  제주 중문 흰돌 밑에서]


(神)

- 거울과 저울


                                                 시. 갈대의 철학[蒹葭]


신의 거울은

마치 태양이 떠오르면

금세 어둠이 걷히는 거와 같은 이치이다


은 앞을 내다보며

과거를 회상할 수 있지만

은 뒤를 내다보며 

미래를 볼 수가 없다


선은 감정을 이성의 판단에 숨길 수 있지만 

악은 이성의 판단에도 감정을 못 숨긴다


선의 향수는 향기를  오래 머물게 하지만

악의 향수는 향기를  널리 퍼뜨린다


선은 앞에 서서 가고

악은 뒤에 서서 간다


선은 하늘의 지붕이 있고

악은 하늘의  그늘이 있다


선은 땅의 마음을 헤아리지만

악은 땅의 마음을 두드린다


선한 사람은 하늘의 거울이 지켜주고

악한 사람은 하늘의 방패가 없다


선한 사람은 좋은 기운이 늘 따라다니지만

악한 사람은 늘 나쁜 기운을 불러 모아 달라붙는다


그래서

사람이 하는 일에 착함을 행하지 않으면

악의 업보에서 벗어날 수가 없으며

언젠가는 스스로 올가미의 덫에 걸린다


그것이

당장에는 위기를 벗어난 듯 하지만

어둠의 기운은 점점 모르게 전체를 뒤덮고 만다


신의 저울은

마치 태양이 지고 달 떠오르고

새벽 여명에 일출 떠올라 어둠 걷히듯


저울에 낮과 밤의 이치를 두는 것은

늘 이들의 선과 악을 구별하기 위함이거니와

균등한 것 같지만

태양이 모든 것을 빨아들이듯

세상은 신의 한 수에 기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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