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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Oct 25. 2020

낙엽과 책갈피

- 네 잎 클로버

낙엽과 책갈피

- 네 잎 클로버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낙엽이 바람에 쓰러져

이리저리 나뒹군다


어제 간밤에 내린 비에

하소연하듯


이 가을을

낙엽 밟는 소리를

더욱 무겁게 만든다.


하나둘씩 떨어지는

낙엽 속에

봄바람에 실려 떠나는

낙화처럼


그렇게

아름다울 수는 없어도,


깊어가는 가을에

수수한 옷차림에

머뭇거리지 않고

떠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일까?


가을벌레 울음소리에

님 소식 인양 젖어들고,


가을바람 소리에

님 계신 곳 따라

흘러 들어가며 떨어지는


낙엽 부스스 낙엽끼리

부딪혀 오는 소리에

님의 여운을 느끼고,


낙엽 밟는 소리에

내 님 인기척 일 량하며

못내 아쉬움과

그리움을 안고

다시 이 거리를 떠난다.


가을 낙엽 떨어지며

흩날리는 만추가 오면

잃어버린 시간을

회상하며 그 소리에,


그 음악의 리듬에 맞추어

옛 첫눈의

그 길가 옆을

다시 걸어 보기로 한다.


내 기억 속의 너를

오래전 고운 책갈피 속의

네 잎 클로버의 기억처럼


2020.10.24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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