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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Nov 26. 2020

기다림에 대한 고찰

- 기다림의 이해

기다림에 대한 고찰

- 기다림의 이해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기다림에는

항상

인내의 고통이 따라다닙니다


그것이 짧든 길든

그리고

여유가 많든 적든

기다림으로 인해


사람은

한 단계 더 성숙되고

그만큼의 아픔을 잊어갑니다


그러나

기다림에도

여러 종류의 기다림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 기다림은

사랑하는 이로부터

다가서게 되는 기다림입니다


이것은 아무리

구구만리 타향살이 떨어져 있어도

마음 한 구석을

늘 그리움으로 찾아 젖어들게 하는

연민의 정이 되어갑니다


그 속에는 언제든지

애써 기다려도 떠나는 마음과

기다리는 마음이

항상 같게 다가와서 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두 공간은 항상

같은 이치어야 하며

진실성을 가져야 했습니다


두 번째 기다림은

이별의 기다림입니다


한쪽은 떠나려고 하고

또 다른 한쪽은

떠나보내려고 합니다


이 둘의

상반된 가치의 대립은

언제나 슬픔을 안고 가야만

한다는 사실입니다


연인의 이별

가족의 이별

친구의 이별 그중에서


가장 큰 슬픔은

사랑하는 가족의

떠나보내는 슬픔이


몸과 마음을 이기지 못하는

한계 상황까지

다다르는 기다림입니다


그래서 그러한 슬픔은

인위적인 떠남이 아니라

자연스려운 이별의 슬픔을

나누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한 마음은

갑자기 찾아올 수도 있겠지만

적잖이 준비 없고


기약 없다 하여 마냥 허공에 뜬

하늘만 바라보며

무심하게

하늘만 재촉하라 하기도 합니다


단지

그 기억만으로도

잊기에는 늘 부족함 있습니다


세 번째 기다림은

기다리지 않아도

식지 않은 열정을

늘 품고 다니고 있기에


그것에

늘 집착하지 않으며

언제든지 용서라는 배려를 낳는

기다림입니다


친한 벗의 우정이 그러하거늘

그들은 언제나 기다림에

애써 목놓아 기다리지 않으며


늘 같은 자리를 맴돌아도는

시간이라는 커다란 굴레에

의식하지 않고

기다림이 있어서입니다


그것이 바로

우정의 기다림으로


그 기다림은

다른 기다림과 달리

늘 초조해하지 않으며


오히려 기다림에 익숙해져

그곳으로부터

이미 해방되어가며

벗어날 줄 아는


미덕의 심성을 가진

기다림이 되어갑니다


그러한 기다림은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으며


한쪽이 부족하면

다른 한쪽을 채워 줄 수 있는

애써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기다림이

바로 오늘의 기다림입니다


2011.1.2 소백산 종주 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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