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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Dec 05. 2020

수정 꽃이 되어버린 꽃

- 망초대의 사연

수정 꽃이 되어버린 꽃

- 망초대의 사연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망초대 꽃 피어나는

계절이 돌아오면은


진달래꽃 벗을 삼아

노닐던 그 언덕 위에

피어난 그리운 얼굴들


계절이 떠나오면

다시 찾아온다던 옛말

네 얼굴 잊힐세라


바뀌는 계절에

눈물 대신

하염없이 꽃잎만 날리네


계절이 지난 후에야

이제야 알겠어


꽃이 지고

다시  꽃이

피어나는 현실에


다시 그 꽃이

피어나지 않는 계절이 없을 거라

돌아올 거라 하면서도


그래도 너의 마음

봄에 피어 나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돼서야


네 마음에

수정 꽃이 피어나는 것을


망초대 꽃 피어나는 마음이

피어날 때와 질 때의 차이가

같다는 것을


찬서리 내리고

눈이 내리고

엄동설한이 지난 뒤에도


변함없는

네 마음이었다는 것을

변치 않을

내 마음이 간절하였다는 것을


이 겨울을

다시 맞이하는 길목에 서서


너를 애처롭게 바라보는 마음이

유년시절에 바라보던 마음과

청춘의 꽃이

필 때의 마음이었다는 것을


네 마음 깊숙이 자리 잡은

마음의 암초를 익히 알았을 때


슬퍼할 수 없는 기억들

추억되게 할 수밖에 없었던 나날들


지난 마음의 언덕 위에

서성거리며

기다려야 했던 순간들이여


다시 내게로 오라

손짓하소서


2020.12.3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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