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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Dec 09. 2020

하늘의 운명

- 나의 운명

하늘의 운명

- 나의 운명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하늘을 올려다보며

운명에 대해서 물어보았어


하늘아 하늘아

구름 바람잡이 하늘아


세상을 달관하는 법을

가르쳐 줄 수 있겠


하늘이 대답하였네


구름에 가려

네 모습이 보이질 않아


그러나

그래도 난

네 마음을 읽을 수가 있어


아주 오래전

네 슬픔의 기억에

네 목소리를 기억할 수 있었으니까


찮아


너는 지금 슬퍼해지려고

그럴 때는 태양 없는 하늘을

바라보지 말아 줘


하늘은 늘 그곳에

네 마음을 감싸고 있지만


흐린 날의 기억은 좀처럼

하늘인 나에게도

어찌할 수 없었나 봐


그래서

네 마음을 위로해 줄 수 있게

네가 우울해지면

금세 바람이 불어오도록 해줄게


그렇지만

바람도 늘 그곳에 있지를 않아

하지만 난 하늘에 구름을

항상 몰고 다니지만


심술꾸러기 바람은

개구쟁이 마냥 심통을

아주 잘 부리지 뭐야


그래서

네가 원할 때는

바람의 흔적을 지우다가도


어느새인가  

네가 필요로 할 때

나타나 불어주지 않았던 마음들


온통 하늘을

마구잡이로 흔들어 놓고선

벌집 쑤셔놓듯이 하고


홀연히 어디론가 사라지지

그것도

아주 모르게 조용히 말이야


오늘 밤에는

바람의 도움 없이도

밤하늘은 별들과 함께할 거야


은하수 다리 건너 있을

별들에 향연에 초대받은 천사와

멀리서 기다림에 지쳐 쓰러진

어느 목동의 슬픈 전설 된 이야기들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고마워




- 하늘이 바람에게 고함 -


불어오는 바람을

어찌 막을 수 있으리오


불어오는 바람을

어찌 꺾을 수가 있으리오


하늘의 구름을

옮길 수 있다면


네 마음을

위로해 줄 수 있을 텐데


하늘의 구름을

멈출 수가 있다면


떠나간

네 마음도 붙잡을 수가

있었을 텐데


그래도 

난 지금이라도


하늘의 운명을

말하지 않을 테야


그것이

설령 내 운명으로

다가오더라도 말이지


하늘이 내게 말한다


하늘의 상처를

스스로 위로받을 수 있는 자는

하늘의 운명을

스스로 탓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2020.12.8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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