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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Jan 10. 2021

간이역

- 희망역

간이역

- 희망역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우리 간이역에서

국수를 먹자


너는 서울에서 내려오고

나는 강릉에서 올라온다


하루 한 두 번 지나가는 이곳에

우리의 만남에

이정표만남의 깃발을 펄럭이자


그 옛날 간이역 간이역에서

나는 너를 기다렸다

저 멀리 기차 들어오고

네 떠나가던 플랫폼에서


옛사랑이 묻어난  

간이역


그곳에 다시 가면

오늘처럼 남쪽에서

봄 꽃 향기 싣고 떠나와

눈꽃 내린 겨울 찬바람  사이를 두고


어제 싣고 떠나 사랑이

내일의 희망 열차를 타고 떠난다


만남의 간이역

이별의 간이역

사랑의 간이역


간이역에서 비둘기 기차를 타자

세월 지나 간이역에 타고 정거하던 곳


간이역

희망

사랑


이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네

이제는 다시 탈 수가 없네


돌아보면 눈물의 대동맥이여

반도를 가로질러

머나먼 산천의

두루 망라 여행길에 올라


어난 삼수갑산을 수놓고

이제는 돌아올 마지막 여정길에

네 떠나온 자리는 지남철 되어 남으리



2021.1.10 신림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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