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봉꾼

- 가거라 겨울아

by 갈대의 철학
난봉꾼 달래

난봉꾼

- 가거라 겨울아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이제는 더 이상

눈 꽃이 되지 않을 터이다

오르는 내내

흘러내린 땀방울에 눈을 녹여

네 마음의 거름에 옥수가 될 터이니


더 이상 상고대의 마음에

눈물 흘리지도 않을 터이다

거센 눈보라에 이리저리 치어서

얼어붙어 맺힌 마음들

그대의 잔정에 식어버린

털어도 떨어지지 않는 악마의 눈물


달래야 같이 가자

이 난봉꾼아

노루도 먹고 살아야지

지도 살라고 인가에 내려와 먹이 찾는데

그렇게 쫒지 말거라 이 난봉꾼아


사랑 찾아왔다고

이산 저산 헤매지 말거라

그러다 돌아보면

떠나온 길이 구구만리라

다시 돌아갈 길이 막막하기만 할터이니


한 고개 두 고개 넘다 보면

쉬어가지 못할 길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이 추위에

네 돌탑에 공들인 마음도

눈이 쌓여 내려

이 한 겨울이 언제 가려나 싶소만

푸념한들 돌탑 쌓아 올린 마음이

이 추위보다 더 할 소냐


안타깝지만 네 몸부림도

다가올 봄맞이에

이 난봉꾼 달래도

배고픔에 내려온 노루도

더 이상 마주 칠 날이 머지않았음이다


2021.1.30 시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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