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가본 길

- 가지 않은 길

by 갈대의 철학


못 가본 길

- 가지 않은 길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눈이 내린 발자국

그 누군가의

발자국을 따라갔다


혹시나 하는

여린 마음도 함께 따라나서고

길을 잃어버릴까 하는

아주 작은 두려움도 함께 말이다


아니

가지 않은 길 위에 길

모른다는 길을 위해서


그래도 날은 밝아온다

지금은 여명의 시간

신들의 향연도 끝이 나고


새벽을 기다리는 존재만이

그들을 깨우는 시간

그 길을 기억하고 별빛이 내린다


하늘이 기억하고

땅이 흔들리는 것이

태양의 기운이

움트기 시작하는가 보다


그래도 난

가지 않은 길보다는

못 가본 그 길을 가보고 싶었다


다음에 다시

밟고 지나가리라 하면서도

다시 못 가볼 여정길이 되기에

이제 설레는 마음은

모험심으로 가득 넘친다


돌아오는 길에

아까 스쳐지나 떠나온

한 길이었던 길이

다시 두 갈래의

갈림길의 기로에 섰을 때


그때도 그랬었어

지금의 선택된 그 길도

언제나 나의 몫이 되어갔다는

현실을 기억하게 되니 말이다


2021.1.7 치악산 자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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