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따라 흔들리지 않는 것이 어디 있으랴

- 철 따라 피고 지는 마음

by 갈대의 철학

철 따라 흔들리지 않는 것이 어디 있으랴

- 철 따라 피고 지는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제철이 아니면 어떠랴


제철에 맞지 않는

옷을 입어 본들 어떠하랴


제철에 맞는 음식을

찾아 헤매면 또 어떠랴


이 모든 것에

다 사연이 있는 게지


봄에 피어났을 적에

네 이름값은

휘영 찬란한 팔색조에

눈이 멀어 보이지 않았거늘


이 엄동설한에

피어난 것을 보니

과연 너의 절개는

어디까지 피고 지는 것일까


오늘 밤 달 떠오르다 만

정자에 눌러앉아

달 없는 으슥한 이 밤은

그 누굴 위해

네 모습을 비추며 기다리는 것일까


어느 한 자락에 피어날

마지막에 수놓을 옷자락에

네 옷깃에 머문 매듭이여


끊어질 찰나

날아가다 멈춘 손짓이여

한 나비의 날갯짓 따라 날아든

한 마음이여


떨어진 별빛 나린 그 언덕 위를

길 잃은 나그네의 발걸음에

찾아 헤매다 머문 발길이여


아마도 그대가 꿈꾸고

희망의 언덕에 피어날

꽃이 되어 날아들거든

그때그때 그때에 말해주오

이제껏 기다려온 것이

그리움이었다고 말이오


그대의 보금자리로

남겨두려 함이라고 말이오


2020.12.14~22일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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