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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r 02. 2021

된서리 맞이하는 봄

- 세월의 늪

된서리 맞이하는 봄

- 세월의 늪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그대가 말했었지

이른 봄을 기다리기에는

아직은

흰 겨울의 미상을 지울 수 없었다고


아침에 서리가 내리고

눈이 내리면


그대 마음은

아직도

된서리 맞이하는 봄의 기운을

그리워하다 지쳐간다고


그래도

그 시기를 지나면 괜찮다면서

바른 양지 녘에도

따뜻한 햇살이 비춘다고 말하는 그대


그 틈을 타 서로 경쟁하듯

시기와 질투에 눈이 멀어질라치는

그대의 봄은 어디까지 왔을까


저마다 자태를 뽐내며

보여주며 올라오는데


애써 눈웃음에

한 번 곁눈질로 바라보는

나의 마음은 어땠을까


그래

아무리 붙잡으려 해도

세월은 이미 저만치 가고 마는거야


그대에 세월의 늪

그 미지의 세계에서 벗어나고 싶다


지금 봄 노래를 들어봅니다

그대의 봄

이 세상에 피고 지는 모든 것은

단 한 사랑을 위해서라는 것을요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눈이 내리고 쌓여도


떠나갈 것은 떠나가고 말아요

돌아올 것은 돌아오고

남는 것은 남아버리고 떠나갑니다


이렇듯 혹서리나게

된서리 맞이하는 봄을 기다리는 것이


어쩌면

그 해 남아있는 마지막 마음에 대한

보상이라고 할까요

겨울의 이별을 예고하듯이 말이예요


2021.3.2  3월에 눈이 내리던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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