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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r 03. 2021

인생의 세 가지 발길

- 인생의 세 가지 갈림길

인생의 세 가지 발길

- 인생의 세 가지 갈림길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인생에는 세 가지 발길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걸어온 길과



또 하나는


걸어가는 발길과



다른 하나는


걸어가야 할 발길이 그 발길입니다


걸어온 발길이 말을 전해줍니다


그동안 그렇게 머나먼 길을

혼자서 당당히 걸어오느라고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못 건네주어

고맙고 감사하다고 말합니다

미안하다고


걸어가는 길이 말합니다


네 마음이 투덜거리면

내 발길도 툴툴거리고

네 마음이 삐뚤삐뚤거리면

내 발길도 삐뚤어지게 갈 거라고

네 마음이 술 취한 사람처럼

이리저리 휘청거리면

내 발길도 갈지자가 되어간다고 말해줍니다


걸어가야 할 길이 말해줍니다


네 발길에 꿈과 이상이 큰 만큼

내 마음은 좌절과 시련도 클 거라면서

네 발길을 크게 내딛으면

내 포부도 그만큼 태산이 되어간다고

네 발길에 미련을 달고 다니면

내 마음도 찍찍이처럼 여기저기

먼지가 묻어 털어 낼 수가 없다고 말해줍니다


그러한가 봐요


인생사 희노애락에

잠시 태어난 인생 살이 살림에


마음도 가꾸고

마음의 가지도 쳐가며

마음도 흔들려 보기도 하지만


가장 소중한 것은

아주 미더운 내 지남철이 되어준

굳은살에 무좀도 함께 살아가고


오가는 물집에 짝 다리도 짚어보고

발을 혹사하여 초근목피 피난살이도 해보니

그 마음이 헤집던 마음의 발길이 되었네


고마워 발 길아

앞으로 얼마나 내 발길질을 할지 모르지만

이것 만큼은 알아다오


너와 함께한 동고동락한 마음은

늘 저 하늘에 뜬 구름보다 더 가볍고


저 끝없이 펼쳐진 지평 선위에 놓인

저 해 넘어가는 한 줌에 피어오른 햇살이
 
내 작은 희망에 사랑의 불씨를 지폈다고 말이야


2021.3.3  새벽을 등지고 뒷동산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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