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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r 24. 2021

눈썹을 그려줄까

- 마음을 그려줄까

눈썹을 그려줄까

- 마음을 그려줄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그대

그대 마음에 봄비가 내리네


나의 마음에도

그대의 빨간 마음에 빼앗긴

립스틱을 수놓은 자리에

봄비에 젖어 번져가는 입술에도


나는 예전에

그대에게 건네주지 못한

고이 간직해둔 둥근 우산 하나를

꺼내 들어 펼쳐 보았습니다


아직도 그대가

늘 기다릴 것 같은

조롱박 불빛이 새어 나오는

그 카페 뜰안에서


오늘도

그 골목길을 서성이면서


그대


땅거미 지는 저녁 무렵

초가삼간 태우기도 부족한

굴뚝 연기가 피어오르고 난 뒤에

깨달음을 이해해야 하나요


어둑해져 가는 하늘을 올려다보았을 때

밤하늘에 펼쳐진 별들의 잔치에

그만 넋을 잃고

땅거미 지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원망했을 때를 아시나요


아마도 그날은

맑은 하늘에

알알히 보석같이 박혀있던


그리고

그대 가슴에 빛나는 별 하나에

익숙해진 마음 하나를

그려놓았을 때였을 거예요


이제와 생각을 해보니

별들이 초롱초롱 빛나는 것은


그대를 닮은

눈썹 같은 달이 살며시

떠오르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윽고

새벽 여명이 밝아오고 떠오를 때쯤

실낙 같이 뜬 두 눈에

살포시 떠오른 초승달이 비춰오고


님의 여백에 남은

사랑과 미움도

함께 그려놓고 떠나왔다는 것을


잠시 뒤

창가에 비친 눈가에 아른거린

불빛 하나에

나는 이것을 오로라라 불러보았습니다


2021.3.17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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