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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pr 01. 2021

꽃타령

- 봄 타령

꽃타령

- 봄 타령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그대


봄 마실 나가 봄타령 노래를

불러보자꾸나


오랑캐꽃 , 개나리꽃,  진달래꽃, 벚꽃, 목련화, 냉이꽃, 민들레꽃, 꽃다지 꽃, 조팝나무 꽃, 수선화...


못다 부를 이름에게 미안함을

이름 불러본즉 한 꽃들에게 고마움을

불러보지 못한 꽃들에게 새 희망을


봄에 봄에 피는 꽃이

지난 마음 얼어 해동되는 꽃으로

생명을 불어주는 꽃으로 

다음 생을 이어주는 다리가 되어 주기를


그대


여름 소낙비 내리면


너와 나

우산은 하나

마음도 하나

사랑도 하나가 되어


우리 예전에 첫 서리 하던

비를 피하던 원두막에서

그곳에서 함께 밤하늘을 지새우던

길 잃은 양들의 초원에

양치기 소년의 마음이 되어가도

괜찮을 거라면서


참외, 수박, 오이

그날 배고픔 보단

사랑앓이에 힘들어했던 순간들


그 잊힌 반짝이는 별빛이 나린

풀벌레 소리에 익숙하기까지


때론,

모기에 물려 가려움에 떨어야 하는 

자연스레 다가섰던 마음들


젖은 옷소매 사이로 떨어져 고인 

빗물이 넘칠수록

그대 마음의 향채들은 쌓이고

우리가 꿈꾸는 별들의 고향에서

별들의 낙원에서 우리 다시 시작하자


천둥이 쏟아졌던 그날 밤에

시원스레 거칠 듯이

몰아쉬게 하였던 빗줄기에 묻혀

네 숨소리와 함께 물들며 잊혀 간 

옛 지난 추억의 향가를 부르게 하고


내 마음의 끝은

물레방아 돌고 돌아가는 

무중력의 세상을 꿈꾸며


세상사 이치가 

늘 그러하여였다고 

가볍게

그대 귓가에 속삭여 주었네



2021.3.29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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