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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pr 02. 2021

자존심

- 지키고 떠나보내는 마음들

자존심

- 지키고 떠나보내는 마음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자존심 지키려다

초가삼간 불태운다

그리고 이내

모든 것을 숯더미로 만들어간다


자존심

먼지 한 톨을 지키려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만다


자존심은

영위하는 것이 아니라

버리는 것


꼭꼭 보따리 싸듯

동여매으면

나중에 어떻게 실타래를 풀으리


알량한 자존심을 지키려다

목숨을 구걸하게 된다


얄팍한 자존심 지키려다

자기 덫에 걸려버린다


자존심은

방어하는 것이 아니며

보호되어서도 아니 되며

스스로 무너지게 되어야

진정한 인생이 찾아온다


그저 관망하는 것이 

지키는 것보다 어려우며


어쩌면

자랑스러워야 할 것이

자존심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에 또 명심이

훗날 후한을 미리 거둘 것이 

될지도 모른다


네 자존심이 큰 만큼

상대방 자존심은

상처가 더 크게 되어 간다는 것을


자존심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양보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전쟁을 치르지 않고 승리하는 것이다


자존심을 위해

절대로 피를 보아서는 아니 된다


술이 취하고 깨고 난 후에야

돌이킬 수 없는 회한이

물 믿듯이 몰려온다

2021.4.2 근린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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