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로대첩
극적인 하룻밤
- 솔로대첩
시. 갈대의 철학
나는 솔로다
솔로라는 것이
잃어버린 날개를 찾기 위한 것도 아니요
솔로라는 것이
잃어버린 세계를 동경하는 것도 아니라네
솔로라는 것이
잃어버린 아틀란티스 찾아 헤매는
미지의 세계관도 아니라네
거기에 너무 무성하게 해석된 의미와 주석을 달지 말자
솔로라는
한쪽 날갯짓을 위하여
다른 쪽 날개에 대한
도움닫기를 위한 것도 아니요
비행 연습하는 것도 더더욱 아니라네
솔로의 모태 본능 탈출
그것은 만인들의 희망사항 일수도 있으며
솔로가
대청봉과 천왕봉의
삼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는 일출 일지 몰라도
그것에 대한 망상을 지우려
자 떠나보자
아무 이유 없이
아무런 동정도 필요 없고
아무렴 어떠하랴
방황과 갈등이 있었으면
그 누군가의 역설 없이도
떠날 수 있는 자유를 만끽해보는 것이
내가 네가 될 수 있는 또 다른 연리지 이거늘
떠나본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도 아니 서라
한쪽을 가질 수는 없지만
다른 한쪽은 버릴 수가 있더구나
솔로들이여 정동진으로 떠나자
기찻길 옆 모래 백사장 길의 갯냄새와
푹신한 모래사장이 안겨다 주며
엄마 품속처럼 꿈속을 헤맬 수 있는
포용과 포효를 지닌 바다로 떠나자
청량리발 강릉행 정동진 열차에 몸을 실어
밤샘을 지낼 수 있는 용기를 지니고
새벽에는 일출에 눈을 뜨며 바다 수평선의 끝자락을 바라볼 수 있는
희망이 보이는 그곳으로 말이오
솔로들이여 모여라
정동진의 모래시계 탑도 좋아라
정동진의 대합실에서
마냥 기다리며 기차 마중 나오는 시간도 좋아라
정동진의 외로이 의군자처럼
바다를 쓸쓸히 지키는
소나무 한 그릇 밑도 좋아라
아무렴 어떠하랴
이것저것 따지지도 말며
마음이 가면 몸도 따라가고
마음이 떠나면
몸도 떠난다는 논리를 만들자
솔로들이여
기러기가 되어가고 되었던 사연이든
번데기가 갑자기 환골탈태하여
나비 되어 날아가는 인생일지라도
저마다 구구절절이야
기찻길 따라 줄줄이 엮어
매달려 따라 떠나가는 인생일지라도
기찻길 따라 이야기가 꽃이 되고
이야기가 전설이 되어가는
어찌 되어가는 기구한 인생들 일지라도
그것을 저 하늘 뜬구름에
맡겨두고 보는 것이 어떠하랴
솔로들이여 일어나라
모든 것을 본능에 맡겨보자
솔로 모태 본능을 위하여
솔로 모태 본능들이여
나 홀로 즐기는 솔로대첩이 있지 않으냐
부끄러워하지도 말지어다
남 부러워도 하지 말지어다
솔로대첩은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행운도 아니요
누구에게나 피치 못할 말 못 할
사연이나 이야기도 아니거니와
첩첩이 쌓아둔
돌계단들과 돌탑들에
공들여 쌓아둔 탑이
설령 무너질지라도
너무 애석해하지는 말아다오
드높디 높은 장벽에
둘러싸인 요새도 아니거니와
누군가에 의한 점령당할 위세도 아니라네
솔로가 가는 길이
늘 외롭다고 하지 마라
삶에 찌든 이에게도
인생의 변환기에 접어든 이에게도
없었어도 안될
인생에 역동의 파노라마와 같은 것이니
잠깐 스치다 셔터에 찍히는
아웃포커싱 인생일지라도
카메라 조리개를 제대로 조이지 않아
빛의 역광에 가위 눌리 듯이 하는
그림자 인생일지라도
너무 노여워하지도 말며 성문을 두드려라
그러면
네가 원하는 것을 다 얻지는 못하여도
내게 감춰진 그늘은 잠시 잊을 듯이 싶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