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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pr 19. 2021

봄의 교향곡

- 봄의 왈츠

봄의 교향곡

- 봄의 왈츠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계절이 지나가는 이들 앞에서

변하는 것과

변치 않은 것들


우리는

얼마나 사랑을 외쳐보았는가


가느다란 잎새에 흔들려 버린

마음을 간직해 보았는가


버스 창가에 기대어

스쳐 지나는 마음이

어제의 마음이 되어 갔을 때

어떠하였는가


떠나간 마음에

가슴 여미어 오는 마음을

아파해보았는가


남한강에 한가로이 떠도는

저 배를 타고

유유자적 구름 따라 떠가는

한량없는 마음이 되어보았는가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지난 꽃들이 노래하는


봄의 교향곡을 들으면서

봄의 왈츠는

그대 위한 변주곡


그대

새로운 마음을 간직해 보았는가


그럼

이제는 봄꽃들의 향연도 끝이 나면

어떠한 마음으로 기다릴 텐가


아니다

아니어다


떠나간 것은

미련을 둔 마음인가


다가올 마음은

기다리는 마음이었던가


현재의 마음은

머물고 싶은 마음이 되어가는가


그러하랴

같은 마음이 아니 들면

다른 마음은 같은 마음이 될 수 없는 건가


떨어진 마음 앞에

늘 같은 자리는

늘 다른 마음에 꽃이 피어나기를

기다릴지 몰라도


훗날

한 겨울 지나

이듬해 봄이 찾아오거든

서로 다른 마음이 되어간다는 것을


꽃을 바라보는 마음이 생기거든

바로 그 앞에서

꽃의 아름다움을 말하지 마오


그때 말함은

꽃의 마력에 빠져 버련 그대

잠시도 그대의 마음을 잊지 못하고

여분의 마음도 지키지 못하는

이미 그대의 마음은

꽃의 노예가 되어 가더이다


2021.4.18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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