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꽃의 마음을 지닌 꽃

- 냉이꽃의 불편한 진실

by 갈대의 철학

안개꽃의 마음을 지닌 꽃

- 냉이꽃의 불편한 진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달이지고 해가 떠올라도

너는 식지 않는 열정

안개처럼 다가왔지


안개비처럼 내려 사라지지 않는

안개꽃의 마음을 간직하고

네 모든 것을 감싸지만


너는 단지

봄에 핀 안개처럼

피어날 운명이 아니었다


철 따라지고 피는

한낱 어설픈

어느 농부의 사연도 되지 못하는

그대 이름은 냉이꽃


바람이 불어와도

작은 흐느낌으로 알리는

억센 갈대의 마음을 사랑한 존재


지나치는 뭇사람들의 발길질에도

전혀 아파하지 않고

이리저리 치이고 또 치어도

안개꽃처럼 생색낼 수 없는 가련한

상심의 마음을 지니고 태어난

이 시대 보릿고개를 넘나드는 존재


안개꽃은 바람에

내 존재를 더욱 알리지만

그렇지 못한 냉이꽃은

피어나서 사람들이 아랑곳하지 않는

그저 저녁 식탁 위

만찬에도 올라오지 못하고

기억되고 회자되어 가는 존재


망초대의 슬픈 사연을

간직하고파

언제나 바람이 불어오면

안개꽃처럼 흔들리고 싶어 하는 존재


너는 나를 닮고 싶어 하지만

나는 안개꽃 대신

초봄 꽃이 피기 전에

네 존재를 알리는


민들레 홀씨에 날려가는

바람과 같은 존재가 되려하네



2021.4.18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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