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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y 31. 2021

질경이와 민들레

- 질갱이

질경이와 민들레

- 질갱이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그대 바람은

늘 민들레 홀씨의 마음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인기척에 놀라

두 눈 토끼눈 되어가


언제나 바람의 유혹에

나풀나풀거리는 치마는

늘 노스탤지어의 향수에 젖어든다


민들레 마음에

못다 이룬 꿈을 이루려

간직하기도 전에

바람 불어오면

불어오는 대로 떠나가고 싶은 마음


언제든지 기약 없이  

떠날 수 있는 민들레의 마음을

늘 베개 삼아 꿈꾸던 시절에


너는 바람둥이처럼

이곳저곳으로

사랑을 뿌리려 했지


나는 이리저리

사람들에 짓밟혀야

살아가는 운명으로 태어났지만


그래서 나는

오뚝이가 되어간다


이 세상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내 안에 너를 위해서 말이야


심지어 너는

꽃이 피기도 전에

사람 발길에 이리저리 치이고


꽃이 필 날만 기다리다

어느새

내 발자국에 묻어난 꽃씨 하나


이름 모를 꽃으로 기억하기도 전에

너는

다음 생을 기약할 수밖에 없는

운명으로 다시 태어나야만 했다



2021.5.29 시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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