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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Dec 01. 2016

그때 그 감동을 잊지 말아라

- 파도가 갯바위에 부딪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때 그 감동을 잊지 말아라

- 파도가 갯바위에 부딪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시. 갈대의 철학



부모님 나 낳을 실 때

그 환희와 감동을 아시나요


세상에 태어났을 때

그 울창한 울음소리를 기억하시나요


초등학교 입학할 때

왼쪽 가슴에 수건 달아주고

코 흘리게 닦아주며  눈물 훔치셨던

광희 된 마음을 잊으셨나요


앞으로 나란히 하면서 동무들과 어깨 걸쳐주며 신기해하고 천진스럽게 마냥 호기심에 들떠있었던 그때에 즐거워하던 때를 그리워해 본 적이 있었나요


개구쟁이들에 소꿉친구 그네 밀어주고

고무줄놀이에 고무줄 끊고 도망치던 마음의 추억을  떠올려 보셨나요


저녁 무렵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 돌아올 줄도 모르고

싸움질에 고자질하던 동무 옆집 엄니한테 일러바쳐 문간에 엄니 빗자루 수문장 되어 내리칠까 두렵던


어머니의 힘없이 파리 쫓듯이 내리치는

개미허리의 하얀 손을 기억하시나요


에라 모르겠다 냅다 달리기 경주하듯 운동신경에 앞 뒤 안 가리고 줄행랑치던 그때가 나였지요


막내 돌아올 기미도 없어

심히 걱정하시던 부모님 상전에

젓가락 얻어 놓은 것이 서글피고

그때의 감동이  물 믿듯이 복받쳐 오는 까닭이

제가 여태껏 살아온 이유였습니다.


이제는 나도 어른이 되어서

파도에 휩쓸려서 밀려온 파도가 부딪치며 포말로 부서져가며 흩어지는 이유를 알게 된 나이에


사랑을 하면 할수록 아파온다는 마음 한구석이 조그마한 멍울이 생겨가고 있다는

현실의 기로에 서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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