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갈대의 철학 Jun 01. 2021

우리 사랑하기에 함께 걸어가요

- 이 세상은 사랑하기에 그리 길지 않아요

우리 사랑하기에 함께 걸어가요

- 이 세상은 사랑하기에 그리 길지 않아요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그대

플라타너스 숲길을 함께 걸어가요

작열하는 태양 아래

뜨거운 우리들 사랑을 숨겨요


햇살이 드리 치지 못하는 

넓적한 플라타너스 잎들에 둘러싸여

우리들 사랑은 여기서

천천히 걸어가는 사랑


플라타너스 그늘 아래에서

간간히 내비치는 햇살에

알콩 달콩한 사랑을

우리 서로 나누기로 해요


그대

자작나무 숲길을 함께 걸어가요

바람이 불어오면

더디 가는 마음


장작불에 타닥타닥

불타오르는 사랑

모닥불에 다닥다닥

피어오르는 사랑을 원해요


불어오는 바람에

우리들 사랑 감출 세라

자작자작 자작 소리는

우리들 사랑의 속삭임

우리들 사랑의 은어가 되어갑니다


신도 엿들을 수 없는

우리 둘만에 공간

이곳에 불어오는 바람만이

우리의 사랑을 낚아채어 갈 수가 있어요


그대

메타세쿼이아 그 길을 함께 걸어보아요

이곳은 숲 속이 그리 멀지 않은

이국적인 낭만이 그리는 곳


시청로 치악산 길을 따라 즐비한

하늘처럼 높이 뻗은 사랑

대나무처럼 곧은 사랑

오직 한길만 외쳐보는

외길 사랑이 되어가도록 해요


나무 꼭대기에 걸쳐있는

구름 한 조각에

우리 사랑 기쁜 사랑

흰구름 걸려 덮여주는 사랑

우리 사랑 슬픈 사랑

먹구름 걸려 비 되어 적셔주는 사랑


어느새 사이사이

불어오는 바람에 시샘이라도 하듯

흔들리지 않는

메타세쿼이아 그늘 아래 서면

언제나 우리의 사랑은 꿈이 되어갑니다


2021.5.31

매거진의 이전글 책을 읽는 여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