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불어 좋은 날에

- 여름의 끝자락

by 갈대의 철학

바람 불어 좋은 날에

- 여름의 끝자락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이 도시의 밤거리

아무도 지나는 이 없이

거리를 누비고 헤맬 줄 알아야 한다


이 시대의 끝자락에 선 골목길에

가을바람일 듯 불어오는 바람은


눈을 감고

벤치에 앉아 밤하늘을 바라보고

지그시 다시 눈을 감고

너를 음미해 본다


나는 너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오감각에 감각 하나 더하고

그러나 난

네 향기를 느낄 수 없다


대신해 불어오는 향기를 맡기기로 했다

아 이 냄새

그토록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냄새다


설마....


여름이 무르익어 타들어가는

그녀의 살가운 가을 냄새가

한 여름의 끝자락에서

바람불어 좋은 날에

오늘 초저녁 노을이 불타오른다



2021.7.25 치악 금대 트래킹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