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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Jul 30. 2021

바람의 나라

- 흔적

바람의 나라

- 흔적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바람의 나라에 가보았다


바람의 나라에

바람만이 흔적을 남기고

바람만이 흔적을 지운다


바람 한 점이 날아와

허공에다 글씨를 새겨놓았다


" freedom (자유)"


이윽고

뒤 따라온 바람이 불어와

허공에 글씨를 지웠다


이곳에선

머묾이 없으되 

지나온 발자취가 무색하니

되돌아보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만져지지 않는 형체가 없는 곳

옛 성채만이

이곳이 지난여름 이야기가 된다


바람에게 떠밀려와

구름은 잠시 쉬어 가라 한다

떠남과 머묾은 서로가 공존은 하되

같이 할 수 없는 존재


는 다시 태어나면  

바람으로 태어나리


불어오는 바람에

모든 것을 맡기고 나면

어느새 는 바람의 나라에 도착합니다


그곳에는 아무리  

잡아도 잡을 수 없고

구름에게 손을 뻗어 잡으려 해도

붙잡을 수가 없는 곳


바람의 나라에 갈 수 없는 그곳엔

오늘도 어김없이 태양이 떠오르고

내일을 기약하는 석양이 지는 자리엔


어느새 내 마음에

붉게 물들어 타들어가는

저녁노을에 취중 되듯 

그 언덕 위에


오늘도

너와 내가 서있다



2021.7.30 박경리 문학 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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