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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ug 13. 2021

가을이라 가을 달밤에

-  귀뚜라미 우는 달밤에

가을이라 가을 달밤에

-  귀뚜라미 우는 달밤에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가을이라 불러보고 싶은

늦여름 밤을 다가가기엔

아직도 다가서지 못하

가을에 문턱의 마음


다가오는 가을바람 소식을

더욱 가깝게 마음을 전해주는 사람


늦깎이 여름을 불러 모아

좋아라 

냇가에 첨벙첨벙 천진 난 만한 사람


입추 지났다고 가을 반기며

말복이 지났다고 가을이라 불러보는 사람


그래도 처서가 지나야

가을의 시작이라고

불러주던 가을 남자 같은 사람

그 한 사람이 가을 가슴앓이를 하고 있네  


가을이라 달 밝은 밤에

더욱 애절한 늦깎이 여름 달밤


애써 회고록에 적지 않아도 될 성싶은

그리운 사연 하나 싣고 떠나온 바람이

밤하늘에 비친 구름에

지나온 마음이 작은 연못에 구슬피 떨어진다


다가올 가을의 입문은

초대받는 사람은 귀족이 되어야 하고

반가운 사람은 행복하여야 하며

초대받지 않고 오는 사람은 미련을 버려야 한다


가을이라

달 밝은 밤에

귀뚜라미 울음소리 처량하누나


달을 바라보며

초저녁 구슬피 울어재끼는 마음은

누구를 위한 가슴이 되련가


하물며 가을 아닌 가을바람에

움직이며 나부끼는 작은 잎새의 흔들림이

과연 네 삶을

찢기고 애이며 지져대는 마음을


저 흘러가는 구름에게 원망이야 할련가

저 울어 지치는 귀뚜라미의 울음소리가

가을의 문턱을 넘었다고

감히 누가 말하련가


가을은 가을다워야 하고

여름은 여름다워야 하던가


럼 난

이 마음 저 마음 둘 곳이 못되고

차라리 가을의 첫 관문을 통과하였으니

몸은 여름을 달리고

마음은 가을을 탓하려네

2021.8.12 강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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