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이슬

-햇살과 구름

by 갈대의 철학

비와 이슬

-햇살과 구름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비와 이슬은

한 몸이 될 수가 없었어

햇살이 되려고 하면 먼저 구름이 덮쳐와

비가 되려고 해


이슬이 되려고 하면

뜨거운 대낮에

태양을 쫓아가야 하거든


나는 비가 되고

너는 이슬이 되려고 해

곧이어

너와 나의 만남이 이루어졌지


비 한 방울이 떨어져

대지를 적시니

더위를 잠시 물러나게 하여

너와의 만남이 되었고


바람 한 점 불어오고

이마에 흐르는 땀을 식히고

더위를 잠시 잊게 하니

너와의 또 다른 만남이었고


가뭄에 논바닥이

쩍 갈라지니

한낮의 무더위에

밤하늘에 올라 맺힌 수증기는


다음 생을 위한

하루의 삶을 연명하게 해주는

생명수를 만들게 하였다


그리고 나는

햇살에 녹아내린

새벽이슬 한 모금에

너의 의미를 되새겨 보기로 했어


네 말 한마디에

웃고

울고

슬프고

기쁘게 해 주니까


다음 생에

나는 구름이 될 테고

너는 뜨거운 태양이 되길 바래


그러면 우리는

영원히 헤어지지 않을 거야


2021.7.31 시골에서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