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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Jul 31. 2021

비와 이슬

-햇살과 구름

비와 이슬

-햇살과 구름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비와 이슬은

한 몸이 될 수가 없었어

햇살이 되려고 하먼저 구름이 덮쳐와

비가 되려고 해


이슬이 되려고 하면

뜨거운 대낮에

태양을 쫓아가야 하거든


나는  비가 되고

너는 이슬이 되려고

곧이어

너와 나의 만남이 이루어졌


방울이 떨어져

대지를 적시니

더위를 잠시 물러나게 하여

너와의 만남이 되었고


바람 한 점 불어오고

이마에 흐르는 땀을 식히고

더위를 잠시 잊게 하니

너와의 또 다른 만남이었고


가뭄에 논바닥이

쩍 갈라지니

한낮의 더위에

밤하늘에 올라 맺힌 수증기는


다음 생을 위한

하루의 삶을 연명하게 해주는

생명수를  만들게 하였다


그리고 나는

햇살에 녹아내린

새벽이슬 한 모금에

 의미를 되새겨 보기로 했어


  한마디에

웃고

울고  

슬프고

기쁘게 해 주니까


다음 생에

나는 구름이 될 테고

너는 뜨거운 태양이 되길 바래


그러면 우리는

영원히 헤어지지 않을 거야


2021.7.31  시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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