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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Sep 08. 2021

오락가락

- 가물가물

오락가락

- 가물가물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비가 내린다


봄비는 그해 겨울지나

내릴까 말까 하며 

기웃기웃 넘나들고


여름 비는 알 수 없는 비야

이리 왔다 저리 왔다

금세 토라져

언제 폭발하질 모르는

할까 말까

오리무중 긴가민가 내리는 비


가을비는 요술 비

아침이슬 초롱초롱 빛났다가

저녁 무렵쯤이면

흐릿흐릿 갈팡질팡 하는

이내 저녁노을 붉게  물들어 가는 비


겨울비는 찬바람 불어

눈일까 비일까

아니다

오락가락하며 내리는

눈깨비 되어 

가물가물 하게 내리는 비


사랑의 비는 마술 비

그대 입술 보면 알아


삐쭉삐쭉 내밀면 가랑비

오밀조밀거리면 소낙비

입을 다물지 못한 그대는 장대비


그때는 말없이 휴식을 취할 거야

책이니까

괜히 기름 부을 필요가 없을 테니


네 머리에 내리는 비는

우산을 쓸 때와 벗었을 때

머리가 젖으면 새록새록 적셔오는 비

우산을 받쳐 들면 

금세 변해버리고 딴생각하는 토라 비


그럼 난

우산을 써야 할까 말까 고민하는

긴가민가 내리는 비에

이리저리 피할 수 없는 것은 매한가지일 테니


 님

세상살이가 모두 내뜻대로

강물처럼 흘러가면 얼마나 좋을까요


모두 다 제 욕심이고

부질없는 마음인 것 같아요


삶은 손에 쥐고 있을 때 가장 괴롭고

손을 펼칠 때가 가장 아름다운 것 같아요


2021.9.3 강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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