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갈대의 철학 Sep 11. 2021

단풍만이 빨간 마음이 아니었어

- 파란 마음 노란 마음

단풍만이 빨간 마음이 아니었어

- 파란 마음 노란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빨간 단풍의 마음

가을의 마음


가을바람 매섭다 

불어오는 마음 없이

미리 떨어져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을까


빨리 떨어져야만 하는

네 붉은 마음을

이 짙어가는 가을 녘에

들키고 싶지 않은 마음이련가


지나는 이의 발길에 태양초처럼

바짝 말려 퇴색된

네 존재의 의미를 부여하고

그 소리를 듣게 알리기 위함인가


단풍은 빨간색만 있는 것이 아니었어


네 마음속에는

노을처럼 게 지는 빨간 마음과

하늘에 바다와 같은 파란 마음과

하얀 뭉게구름 같은 마음과

저 바다 백사장의 마음과

땅거미 지는 어슴프레 잿빛 마음을

팔색조에 카멜레온 같은

모든 마음을 지녔지


그리고 마지막

한 자루 타오르다 꺼져가는

갈망하는 촛불의 마음도 함께 말이지


그 모든 마음은


흘러가고

떠나가고

머묾이 없고

세월 따라 변해가고 

변함이 온다는 진실을


이 세상에 모든 낙엽들은

모두 떨어지면

퇴색되고 

거름 되어 

흙으로 자연으로 돌아가리


이 세상에 모든 마음은

이별과 함께

떠나가고

기다리며

그리움으로  추억되리


잠시 후

겨울 앞서 불어온 만추 된 바람에

이 모든 낙엽들은

어디론가

다음 세상으로 떠나고 사라질 거야


떠나온 별이 아스라이

멀어지고 사라지듯이


2021.9.10 치악 동산에서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의 눈은 배신을 하지 않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