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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Sep 22. 2021

안경과 거울

- 암면(暗面)

안경과 거울

-  암면(暗面)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안경을 닦아주세요

잘 닦아야 하고 말고요

그래도 거울만 닦는다고

뻐지고 아름다워지려나요


하기사

제 눈에 안경이어서 

그럴 수도 있을 거라 봐요


안경만 닦는다고 깨끗해지나요

흐릿 멍청한 눈을 지녔다면은

아무리 닦는다고

사리분별력이 떨어져 가는 눈이

보름달처럼 밝아지려나요


사물의 인지를

제대로 할 줄 모르면

 바른 눈이라고 부를 수야 있나요


맑은 눈을

길러야 하지 않겠어요

총명한 눈을 말이에요


변함으로 시시각각 변해가는

자아의 각을 깨우쳐 주세요


조금  더 높게 보고

조금  멀리 보고

조금  깊게

관찰할 수 있도록 말이에요


저 하늘에 떠가는 구름이

왜 한자리에

그리 오래 머물 수 없어 떠가는 것을

막을 수야 있나요


달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세상의 안목을 기르고 싶어요


달이 비추는 마음으로

달빛이 구름에 가려지는 마음도 기르고

달빛 없는 밤하늘에 수놓은

수없이 많은 별빛에 혜안을 길러주세요


그대는 달빛 어린 천사예요

나는 그대를 지탱해주는

그믐달 밤 지켜주는 별이 될래요


2021.9.21 팔월한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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