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가에 문득 햇살이 비출 때면

- 나는 어느새 간밤에 사랑을 잊는다

by 갈대의 철학

나의 창가에 문득 햇살이 비출 때면

- 나는 어느새 간밤에 사랑을 잊는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어느 날 창가에 가득

이슬꽃이 맺힌 이유가

창가에 햇살 드리워져

눈물이 되어가는 까닭인가요


그대 밤새

찬바람 찬서리에 들썩이던

그때를 잊지 말아요


고운 달밤 미소에 고이 스며든

찬 기운에 녹아내려

이슬 꽃을 피워 낸

그 꽃을 이슬 꽃이라 부르고

영원히 지지 않을 꽃이기를 바라는

이 밤을 지새워야만 하는 이유를

꼭 알아가지 않기로 해요


나는 나는 잊지 못해요

그렇게 숱하게 살아가는 동안에

내게 찾아온 이 순간의 환희를

정글 숲을 헤쳐나가는 마음이 다가와도

그 숲에서 표범을 만나면


나는 아직도 못다 한 청춘이 남았기에

잡아 먹히는 것보다 더 잔혹한 현실에 대한

부정을 하지 않기로 할 거예요


나는 나는 기억을 하고 싶지 않아요

내 한 평생 떠날 사랑을 전부인양

그리워해야 한다는 사실들을

늘 가슴에 한 별이 되어

살아가야만 하는 마음을 그대는 진정 아시나요


나는 나는 찾고 싶지 않을 뿐이에요

3이라는 숫자들의 의미가

인생의 괴나리봇짐 풀어헤쳐 놓듯이

걸어가는 발자국의 퇴색된 마음들에

우리 서로 해석하지 않기로 해요


그리움이 밀려와도

기다림이라고 말하지 말아요

나는 그댈 위해 꿈을 꾸는 바다

밤마다 꿈속에서 그대를 만나고

해일이 덮치는 꿈을 매일매일 꾸는

파도가 될 거예요


그대 떠난 자리에 눈이 내리고

한 겨울 깊은 산골 자락

계곡에 차갑게 내려앉은 빙벽의 무덤들


어느 찬란한 별들의 고향에서 떠나와

별들이 내려앉은 마음의 고향이

진정 그대의 보금자리가 되어가는

이유가 되어갑니다


문득 잠든 사이

그대 옆자리에 손을 뻗어

차가움이 떠나간 자리


오늘 아침 햇살이 창가 기슭에

깊숙이 스며들면

아직도 살아 숨 쉬는

나의 폐에 깊숙이 신선한 산소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행복감에


아직도 내가 그댈 위해 살아갈 수

유일한 사랑을 지닌 유기체의 한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는 이유를

살아가는 까닭을 찾아 나서게 합니다


치악산 비로봉

2021.11.12 치악 동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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