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야 더 아름다워야 할 이유가 있었을까

- 네게 남아있을 때가 더 아름다웠던 기억들

by 갈대의 철학

추워야 더 아름다워야 할 이유가 있었을까

- 네게 남아있을 때가 더 아름다웠던 기억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저녁 밤이슬에 올라 찬서리 내리는

하얀 별빛에 은하수 물결 따라오고 가는

어느 잠든 이의 영혼이 살포시 내려앉은 밤에

동이 뜨기 전에 기다리는 새벽은

누구를 위해 지새우는 밤이옵니까


찬바람 불어

옷깃을 여미면 예전에 따뜻한 손길로

두 손 모아 감싸주던 그때를

나는 아직도 잊지를 못합니다


그렇게 하여 기다려 온 세월 속에

묻어두었던 간절한 소망도

어느새 빗물에 씻기어

바다까지 떠내려 가기 위한

모진 세파世波와의 등쌀을

이겨냈어야 했으니까요


모두가 잊었다고 하였을 때가

가장 보고 싶고 그리워할 대상이라면

찬란하게 피고 지고 떠난 꽃들의 위용 대신

모질 운명이라 탓하지 못해 피워낼 사연은

누구를 위한 인내가 되어가는 꽃이어야 합니까


눈이 내리면 눈을 맞을 테요

햇살에 녹아내려 얼굴에 흐를라치면

그것이 그대 눈물이 아닐 거라 여기렵니다


지나간 추억 따라 발길을 돌리려거든

떨어진 낙엽에 발자국을 남기고 떠나소서

그러면 그대에 대한 미련은 남지 않게 된답니다


흰 겨울 내리는 한겨울이 오면

눈에 겹겹이 쌓여온

사랑도

미움도

소망도

모두가 얼음 나라에 갇혀버린 세상

그댈 위한 더 아름다운 까닭이 있어야 하나요


2021.11.13 치악 금대 트래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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