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 들리느냐

- 바람의 배려는 늘 낙엽의 차지다

by 갈대의 철학

시몬 들리느냐

- 바람의 배려는 늘 낙엽의 차지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시몬 들리느냐

낙엽 떨어진 그 길을

나 홀로 걸어가고 있다


네 지나온 낙엽 위에

흔적 없는 낙엽 위를

나는 오늘도 낙엽 밝은 소리가

네 소리인양 걸어가고 있다


오늘 눈처럼 수북이 쌓인

낙엽 위에 놓인 발걸음은

너 없는 미로 숲길을 걸었다


시몬

내 낙엽 밟는 소리가 들리는가

시몬 이 황량한 숲길을

너 없이 홀로 걸어가 본다


아무도 없는 이 산등성이에 누워

오르는 내내 이마에 흘러내린 땀방울은

이 늦가을이 아직

살아 숨 쉬고 있음을 예견한다


네 차가운 시선에 얼어붙었다

오직 오르는 길에는

다른 소리가 들려오지 않는다


낙엽 바스락 밟히는 소리는

내 마음이 으깨어지는 소리가 된다


귓가에 잠시 맴돌다 떠나는

바람이 전하는 네 소리들

그리고 내 몸에

늘 찰거머리 마냥 붙어 다니는

내 마음의 동종 소리


거친 산야를 누비며

거칠 것이 없어 보이는

헐레벌떡 뛰어오는

작은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에


아직도 나는

작은 숨소리가 들려오는

이 느낌을 너에게 들려주고 싶다


불어오는 바람소리에

네 목소리 들려오지 않는다

이곳에선 아무도 너를 대신할 수가 없다


시몬 바람이 불어오는 곳으로 떠나자

낙엽의 존재는 바람만이 안다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에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한 너의 배려가 갸륵하다


오늘도 나는

네가 없는 그 길을 배회하며

아직도 떨어지지 않을 낙엽을 위해

바람만이 아는

진실의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떠난다


2021.11.19 가지 않는 산을 오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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