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을 기다리는 것은
- 그 속에 작은 희망을 품고 있는 거야
추운 겨울을 기다리는 것은
- 그 속에 작은 희망을 품고 있는 거야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절망은
희망을 품고 있어서
절망을 기다리는 것일 테고
한 겨울 따뜻한 양지 녘에
움츠리며 봄을 기다리는 마음
그게 만약에 절실한 네 마음이라면
나는 너에게 이렇게 고백을 할 테야
떠남은 기다림을 대변해 줄 수 있지만
기다림의 끝은 또 다른 기다림을
대변해 줄 수 없다는 것을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철새처럼
잠시 내 곁에
머물다 떠나가는 사랑 이련다
능선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에
저 산맥이 나를 부르면
나는 달려가지 않고
여유를 부릴 테다
어차피 넘어야 할 너이기에
총총걸음은
옛 지난 발걸음을 바라보고
불어오는 바람일랑 벗하면
더욱 내 발길은 멀어질 테지
이곳에 옛 마음 두고 다시
발길 찾아 떠나오니
변한 것은 내 마음이요
변치 않는 것은 바위 같은
네 마음이더라
그 마음을 흔들어 놓는 것은
불어오는 바람을 막을 수 없는
네 끝없는 마음
이 길을 걸으면
언제나 추억의 발자취가 되어
흔적으로 남기는데
우리들 사랑의 시샘을 탐닉한
바람만이 그 흔적을 남기지 않고
떠나보내며 지우려 한다
저만치 지남철 되어 걸어본
네 지나온 발길이 저만치 보인다
네 앞에는 언제나
거대한 신맥을 넘어야 네가 보이고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는 현실의
장벽이 가로 놓여있었지
저만치 걸어왔는데
아직도 구름이 떠나지 않음을
머뭇거림은 아마도 네 마음 아는 듯
다른 바람일랑 벗하여 떠나야
언제나 그 자리인 양
한량없는 마음이 되어가는구나
2021.12.21.봉화산 포복산 종주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