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된 시간

- 저당 잡힌 인생

by 갈대의 철학
2021.12.30 치악산 비로봉 가는길에서

예정된 시간

- 저당 잡힌 인생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잠시 시간이 멈추고

그때 그 마음은 진실이었어


다시 시간이 흐르고

멈추지 않는 시간에

그 마음은 그때

아주 잘 참아왔었다는


그 신뢰 하나로

지금껏

이 자리에 내가 서있을 수

있었던 것에 자랑스러워


그래서 나는

세월은 시간 속의 멈춤이 아니길

하늘의 신께 맹세하였지


결코

떠난 시간은 되돌아오지 않지만

다가올 시간도 멈추지 말아 달라고

시간이 멈추면 세월이 따라 멈출 테지만


그 순간만큼은

더 이상 회복되지 않는 마음 이기를

더 이상 위로받지 않는 마음 이기를


아니,

더 이상 배회하지 않는 마음 이기를

영원히 바랬었을지도 몰라


멈춤 시간 속에

나에게 회상이라는 것을

나는 익히 알아갔을 때


세월이 참 많이도 변하여도

야속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간 거야


그때 그 마음은

시간에 멈춤의 마음이라는 것을


지금의 마음은

세월에 마음과 몸을 모두 맡겨

함께 가는 마음이라는 것을


세월은

그 누구도 기다려주지 않아

단지 내 곁에 멈추지 않고

잠시 쉬어갈 뿐이라는 것을


너 떠난 뒤에 찾아오는

그리움 같은 것이

멈추지 않는 시간 속의 세월이라는


기나긴 터닐의

끝에 매달린


한 줄기 햇살의 기다림은

늘 예정된 시간의 올가미로

다가온다는 현실을


다만,

부정하고 싶지도

기억하고 싶지도 않는

내 미래에 오늘의 이 순간에


예정된 시간이 다가오더라도

더 이상 저당 잡히고 싶지 않은

나의 인생의 길을

걸어갈 테니 말이다


2021.12.30 치악산 비로봉 가는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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