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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Feb 07. 2022

금계국 2

- 꽃 피는 계절이 돌아오면

금계국 2

- 꽃 피는 계절이 돌아오면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찐한 여름의 시작을 알리고

일찍이 해바라기보다 작은 덩치에

나 홀로 나붓대는

해바라기에 비할대는 못하더라


군집의 아름다움을 선사해 주고

작은 것에 대한

소중함을 멀리하지 않으며


척박하지만 군자가 아닌

매화의 기상을 간직한

태양을 머금고

빛나던 햇살을 담은

네가 좋다


여름이 한창 무르익을  피는

해바라기는 앞서 피는

그 꽃을 먼저 사랑하고


익해 여름이 지나갈 즈음

피기 시작하는

가을을 익히 알리며


그 꽃 보다 작은

야꽃의 개국화처럼

그 안에 너에 대한

사모의 연정을 심어 본다


가다가 물 한 모금 대신에

버찌 따 먹고

참새들과 수다 떨듯 경쟁하듯

또 따 먹는다


그 꽃이 필 때 버찌는

나의 식수원이자

수원지가 된다


그 꽃은 그 님을 닮았다 

해바라기처럼 화사하지는 않아도

수선화와 같은 고운 마음씨에

적잖은 질투심과 적잖은 시기심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인지상정이라 하면서


때론 그것이 나에게

삶의 활력소가 된다


그 꽃이 피는 계절이면

어김없이 모종과 파종을 시작하고

버찌가 더욱더 익어가며


하나둘씩 과실이

영글어 갈 때 즈음이면

더위에 참지 못하는

그 꽃을 바라보면은


가히 명불허전의 

명당으로 자리잡기에

부족함이 없더라


금계국 나는 그 꽃을

일명 개국치 꽃이라 부른다


가을에 피는

금계국 꽃을 닮은

작은 들국화 산국인 개국화처럼


아무 곳에서나 잘 자라고

항상 의연한 자태를

뽐내지 아니하여도


달뜨는 밤이면

너에게서 볼 수 없었던

네 모습이 달에 비쳐 잠을 잔다


노랗게 수놓는 꽃 자락에

내 맘을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저 멀리 치악도

신록을 간직한

푸르름은 더해가고


그 꽃들의 만개가 시작되면

앵두가 익어가는 계절에

나의 개국 치도 사랑을 더해간다

어느 옛적 따뜻한 봄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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