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피지 못할 운명
- 떠나지 못한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겨울을 이겨낸 꽃
담장에 맺힌 인연에
한 겨울 서글피 우는 마음
삐쭉 내민
네 수줍은 모습을
나는 한없이 바라보았네
민낯에 드려 난 네 모습에
활짝 필 봄이 다가오면
나는 나는
그대를 바라보지 않을 테요
그 이유는 묻지 말아요
단지,
꽃피고 새가 우는 계절엔
어느 누구 하나
그대를 시샘하지 않을 이가 없을 테요
나는 나는
봄바람 불어 꽃이 떨어지고
꽃잎이 날리면
아무도 찾지 않을 시간에
깜깜한 밤
달빛이 없는 그믐달 밤에
가로등 불빛이
그대를 비추는 가련한 마음이 들 때면
그때 이곳을 그냥
지나치지 아니할 테요
일찌감치 멀리서
그대 곁에 다가서는
그 누군가의 발걸음을
한없이 바라볼 여력이 남지 못할 거예요
2022.1.31 동네 한 바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