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노인네 곁에 한 사람

- 해피 엔딩 스토리

by 갈대의 철학

한 노인네 곁에 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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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밤새 비가 구슬피 내렸다

이른 새벽

버스 정류장에 한 노인네


곁에 한 사람이

벤치에 나란히 앉아 있다


청소부는 제 역할에

빗자루질에 먼지 날린다며

앞서 말하고

기다리는 버스는 오지 않고


다가오는 시계에

발 동동 구르네


멀리서 인기척 아닌

달구지 툴툴 말려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고


이에 빼꼼히 내민

교차로 모퉁이 돌아

고개 내밀어 일찌감치 놓칠세라

손 흔들고 세우고


연착된 버스는

쉼 없이 달리는가 싶더니

머피의 법칙에

늦은 시간을 만회하지 못하네


기다리는 자리

버스 자리


대합실 자리

기차 벤치 자리


기차 플랫폼 자리

객실 자리


저 마다

각양각색의 마음


가는 발길은 달라도

떠나는 마음 앞에

기다리는 마음은 같더라


말없이 건네주지 못한

서로의 애석함의 눈빛은

그날은 왠지

해피 엔딩 스토리


어느 지난 기차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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