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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r 11. 2022

비가 오려나 봐

- 봄비와 숨바꼭질

비가 오려나 봐

- 봄비와 숨바꼭질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아 ~


갸륵한 정성이여

애달픈 마음이여

슬프도다


하늘은 왜

스스로 돕는 자를 외면하는가


비 오는 하늘은

왠지 서글프다


흐린 날씨에 하늘은

언제나  숨바꼭질되고


하늘을 외면한 바람은

비가 내리려는 구름에

뒤에 숨어서 노략질을 하는

끄떡없는 바위 같은 (石) 구름이다


하늘은 늘

그렇게 준비하라고

내게 말을 건네는데


전날  떠올 달그림자에

빛나던 소원 하나


마지막 줄 서서 남은 손 락에 굽는

호떡 구이의 맛이여

애달프게 기다리는 마음이여


손 털어  떠나는 그리운 잔결에

달무리 지고 그 안에

따뜻한 마음 하나 녹아내려

기다림의 낙관(落款) 되었다


아침에 구름 떼들이 

서로들 파란 하늘에 

잿빛의 구름을 몰고 올 그림자에

까치집 짓고 새끼 품으랴 분주하다


서로를 포개고 엉키고  설켜 가는

네 모습들은

추운 들판에 버려진 야성의 본능을 지닌

들개들의 처절한 피 냄새를 흘리며

아우성치듯 뭉쳐온다


방어와 공격의 준비 태세에

그 먼 거리를 달려와

내리 꽂히는 화살에

나의 무대는 하늘 아래 지붕 없는

금세 쏟아져 내리는 별빛의 축제가 된다


구름이 점점 비람에

이리저리

긴 파도와 짧은 파도에 이끌리어

파란 하에 숨은 친구들의 꿈은

점점 구름 뒤에 숨는다


그래도

먹구름 전에는 흰구름이

세상의 빛인

태양의 전진에서 햇살을 비추었는데


먹구름 뒤오는

악의 무리는 태양을 감추어

어둠 뒤에 햇살을 가둬버린다


나의 마음도

저 하늘 따라 뭉쳐 갈 테지


바람이 점점

거세게 서서히 내게로 불어온다


2022.3.11 장미의 나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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