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려나 봐
- 봄비와 숨바꼭질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아 ~
갸륵한 정성이여
애달픈 마음이여
슬프도다
하늘은 왜
스스로 돕는 자를 외면하는가
비 오는 하늘은
왠지 서글프다
흐린 날씨에 하늘은
언제나 숨바꼭질되고
봄 하늘을 외면한 바람은
비가 내리려는 구름에
뒤에 숨어서 노략질을 하는
끄떡없는 바위 같은 석(石) 구름이다
하늘은 늘
그렇게 준비하라고
내게 말을 건네는데
전날 밤 떠올랐던 달그림자에
빛나던 소원 하나
마지막 줄 서서 남은 손 자락에 굽는
호떡 구이의 맛이여
애달프게 기다리는 마음이여
손 털어 떠나는 그리운 잔결에
달무리 지고 그 안에
따뜻한 마음 하나 녹아내려
기다림의 낙관(落款)이 되었다
아침에 구름 떼들이 몰려와
서로들 파란 하늘에
잿빛의 구름을 몰고 올 그림자에
까치집 짓고 새끼 품으랴 분주하다
서로를 포개고 엉키고 설켜 가는
네 모습들은
추운 들판에 버려진 야성의 본능을 지닌
들개들의 처절한 피 냄새를 흘리며
아우성치듯 뭉쳐온다
곧
방어와 공격의 준비 태세에
그 먼 거리를 달려와
내리 꽂히는 화살에
나의 무대는 하늘 아래 지붕 없는
금세 쏟아져 내리는 별빛의 축제가 된다
구름이 점점 비람에
이리저리
긴 파도와 짧은 파도에 이끌리어
파란 하늘 뒤에 숨은 친구들의 꿈은
점점 구름 뒤에 숨는다
그래도
먹구름 전에는 흰구름이
세상의 빛인 양
태양의 전진에서 햇살을 비추었는데
먹구름 뒤에 오는
악의 무리는 태양을 감추어
어둠 뒤에 햇살을 가둬버린다
나의 마음도
저 하늘 따라 뭉쳐 갈 테지
바람이 점점
거세게 서서히 내게로 불어온다
2022.3.11 장미의 나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