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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r 13. 2022

봄비 내리던 날

- 그리움은 봄비에 젖는다

봄비 내리던 날

- 그리움은 봄비에 젖는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봄비가 내리네

봄비를 맞으며 떠나온 오늘


지난날

너와 함께 나눈 사랑이

잊힌 그리움 되어

새록새록 돋아나는 것 같아


그날에 아파했던 마음도

아기 보송보송 새살 돋우듯

내리는 봄비에

아픈 상처도 쉽게 씻기어가


봄비를 맞으면 아플까

봄비를 맞으면 간지럼일

봄비에 내 마음을 적셔본다


그대 알아

봄비는 생명수 같아

늘 너와 함께 떠나간 봄비가

다시 돌아올 때


사랑했었던 순간의 마음들이

하나둘씩 떠나야만 했었마음들도

때마다 살아 돌아올 것 만 같은


그래서

일 년에 이날을 위해서

난 그토록 널 위해

기다림을 준비해 왔었는지도 몰라


메마른 대지에

갈증을 호소하는 

길 잃은 사슴 한 마리가 떠나왔다


저 멀리 인적 드문

갈대숲을 지나

내리는 비에 하늘을 올려다보며


눈가엔 어느새

봄비에 두 눈 촉촉이 적셔져 

홀연히 떠나가는

네 뒷모습을 보는 것 같아


봄비는 이렇게 아련한 

내 잃어버린 동심에

다가올 여름 장대비 되어

다시 돌아올 그리움일 거야


그리 네 생각에 사무칠 때면

 곁에 잠시 머물다간 사랑도

어느새 안개와 함께 떠나는 마음도

덧없는 구름 되어 


저 하늘에 

다시 비 되어

더욱 세차게 내 마음 적셔주며

떠나가라 하네

2022.3.13 치악산 금대 트래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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