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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r 24. 2022

꽃이 필 때는 몰랐더랍니다

- 낙엽이 떨어지고 난 후에야 알았더랍니다

꽃이 필 때는 몰랐더랍니다

- 낙엽이 떨어지고 난 후에야 알았더랍니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 봄의 교향서 9장 ❤️


사랑의 향기는 

멀리서도 맡을 수 지만,


사람의 마음은

향기로 대신할 수 없습니다






꽃이 필 때는 몰랐더랍니다


그대는 꽃이 되어가

나는 당신을 위한

내린 꽃잎을 받쳐 든

작은 우산이 되고


현실을 외면하지 못해 떨어지며

꽃잎에 튀어 오르는

작은 물방울의 마음이 되어가는 것을

몰랐더랍니다


꽃이 질 때 알았더랍니다


내가 당신 곁에서

꽃을 피우기 위해

뿌리로만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현실의 장벽이 되어간다는 것을

알았더랍니다


잎이 나고서야 행복했더랍니다


꽃이 지고 난 다음에야

당신 마음이 꽃이 아닌

숲을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이

되어간다는 현실 기억하며

행복했더랍니다


잎이 지고서야 사랑을 볼 수 있었더랍니다


바람에 날린 낙엽이

소리 없이 떨어지며 날아가는지를


그 긴 겨울을 맞이하고서야

진정 당신의 전라 된 참모습이

덮인 산야에서

당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것을


당신은 꽃이 되어야 하는 사연을

나는 꽃잎이 되어야 하는 이유를


평생을 풀지 못할 우리 사이의 숙제

다시 계절이 바뀌는 시점에서야

아직도 나는

당신의 사랑을 먹고사는

들녘에 피어난 잡초의 인생이 되어가는

질경이 인생이 되어갔더랍니다


2022.3.19  치악 금대 트래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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