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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r 26. 2022

담장에 피어난 진달래 꽃

- 봄비에 젖어버린 마음

담장에 피어난 진달래 꽃

- 봄비에 젖어버린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담장에 몰래 피어난 진달래꽃

누가 볼까 하여 살포시 고개 내밀면

너는 흐드러지게  피어날

운명으로 내게 다가왔다


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이름 모를

한송이 들꽃으로 기억되고 싶었다


누가 네 꽃 이름 몰라줄까 하여

담장 사이 삐쭉 내민 모습에

봄비에 젖어 애처로울 사이도 없이


너는 일찍이

주변의 동심을 한 몸에 받아야만 하는

이른 봄에 향기 없는 자태에

늘 태양의 사랑을 듬뿍 담고 살아왔지만


오늘 봄비 내리는 햇살을 등진채

그리워하지도 않을 이에게

더욱 사랑스럽지 않아도 괜찮을 이에게도

마음 하나 남겨주면


그리움 던져놓고

떠나버릴 사연이 되거들

떠나간 한 사랑을

미워하지 말아주었으면 한다


2022.3.26 동네 한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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