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향기

- 꽃이 처음 피어날 때

by 갈대의 철학

바람의 향기

- 꽃이 처음 피어날 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꽃이 피고 꽃이 저무는

저 산 허리 축에 올라

피어난 꽃 한 송이 찾으러 떠나와


떠나간 구름 한 조각에

실려 떠나온

바람의 소리를 전하러

바람의 향기 따라 떠나갑니다


바람 따라 떠나온 마음에

이야기가 꽃이 되고 사연이 되어준

바람이 전해준 소리를 들려주며

말을 대신 전하려 떠나갑니다


꽃이 피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요


꽂이 피어나는 것은

벌과 나비를 위한

희생의 배려에서예요


꽃이 피어나서 꽃이 시들기까지

다음 생을 위한

꽃의 연습이 되어갑니다


꽃은 그저 한 사랑을 위해

태어나지는 않는답니다


꽃이 빨리 피는 꽃은 어떤 사연인가요


다른 꽃의 시선을 끌기 위한 것이에요

그러나 빨리 피어나는 것에 심취해

다가올 다음 피어나는 꽃에게

양보하는 것을 잊어버리며 살아갑니다


꽃이 지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요


꽃이 지는 이유는

다음 생을 위한

꽃의 마지막 배려입니다


꽃은

바람이 불어와도

세찬 비바람이 몰아쳐 와도

흔들리지 말아야 할 것엔

흔들리지 않을 꽃심 하나로 살아갑니다


그러나

새들에게

바람에게

흔들러 버릴 마음을 위한 날에는

언제나 낙화의 슬픔을 간직하며

마지막 태양의 한 햇살을 그리워합니다


꽂이 늦게 피는 꽃은 어떤 사연인가요


빨리 피는 꽃은

잎이 나지 않아

참 전라의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찾고

꽃이 먼저 피어난 후에

떨어지는 미학을 전해 줍니다


늦게 피는 꽃은

잎이 나고 꽃이 피어나

아름다움을 감추는 미덕을 전해줍니다


꽃이 피어나는 처음의 마음은 무엇인가요


꽃은 처음 필 때

아름다움을 말하고


사람은 처음 만날 때

그 마음을 사랑합니다


바람 따라 떠나온 마음

그날에

바람에 실려온 바람의 향기는

바람의 인연이 되고파


한 능선 굽이길에 피어난

꽃터널 지날 때

훗날에 다시 못 올 그리운 추억 하나

발자취 남기고 바람에게 전해줍니다


2022.4.22 백운산 동막봉 가는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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