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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pr 27. 2022

가시 2

- 카오스 chaos의 마음

가시 2

- 카오스 chaos의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가시는


내가 다른 고통일 때에


약이 되어가더구나



가시에 찔려서


상처에 피가 나면 나는 살 것이요


그렇지 못하면


가시는 생명을 잃을 터이다



네가 무디어


나를 더욱 처절히


고통스럽게 나를 찔러보아도



네가 살아있을 때 찌르는 가시는


힘이 없었다



대신에


네가 죽고 난 후에


찔러본 가시는



세상에 이보다 더 고통스럽게


내 마음에 슬픔을 간직한 채로


너의 의미를 되뇌게 하는 현실에


다가서지도 맞서지도 못했더구나



나무가 살아있을 때


찔리면 상처라도 낫겠지만



가시는


나무가 죽은 뒤에


가시에 찔러도 더 아픈 것은



내 살갗을 뚫지 못하고 부러져


벌처럼 흔적을 남기는 마음에



마지막 상처를 기억하는


카오스 chaos 이전의


진공 상태의 마음이 되었어야


진정으로 너를 이해하고


살아갈 수 있었을 테니 말이다



2022.4.26  청계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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