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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y 19. 2022

눈길만 걸을 수 있나요

-  꽃길만 걸을 수 있나요

눈길만 걸을 수 있나요

-  꽃길만 걸을 수 있나요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떨어져 지나

어느 이의 발자국 소리에 


지난가을

낙엽 떨어지며 밟히는 소리가

그대 인양하며 놀란 인기척에

몰래 가슴 쓸어내린 적이 있었지요


오늘도 예전과 같이

같은 길을 걷고 또 걸어보아도

떨어진 낙엽 대신

메마른 꽃길을 걷는 것은


예전에 바람에 날려 떨어진

낙엽들을 주섬주섬 불러 모아

수북이 쌓인 마음인들 못하지만


이리저리 바스락바스락

쥐 천장 긁는 소리처럼

그날 소리가

들러오지 않았어도


예전에 그대가 

몰래 다가가 올 때면

멀리서도 작은 숨소리와 향수가

아카시아 꽃 향기보다도 진했던

기억의 순간들을

지금도 그날을 잊지를 못합니다


지난 소리는

아직도 내 귓가에

아스라이 별이 지듯 사라질 테면


그 많았던 수많은 소리도

시 멈추고

내 귓전에 메아리 되어 들리듯


어느새  캄캄한 밤하늘

유성이 지나간 자리에는

다른  별빛이

그 자리를 대신해서 채워져


나는 떠나온  빛의 그 별에

그대의 아명을 다시 불러본즉 하여

아련한 추억의 이름도 지어 불러봅니다


그때의 마음은

그때의 심정은

그대의 발자국에 낙관 찍히듯

알알이 제 가슴에

오늘도 별이 떨어지는 꽃잎 바라보며


바람에 날리는 꽃잎 따라 가면은

 이름 석자도 따라 실어 보내고


그대 내 마음에

한 점 구름이 되어 남으면

저 하늘 떠도는

구름에 낙인 되어 함께 떠나갑니다


2022.5.19 옥녀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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