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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pr 29. 2022

연필과 지우개

- 얼룩진 편지

연필과 지우개

- 얼룩진 편지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나는 너를 사랑한다고


편지를 썼어


너의 마음은


‘사랑’만을 지우고 답장을 주었지



나는 너를 좋아한다고


다시 편지를 썼어


너의 마음은


‘좋아’만을 지우고 답장해 왔어



마지막으로 나는


너를 '영원히'


기다릴 수 있다고 편지를 썼어



의외로,


너의 편지에 얼룩진


희미한 잔상에 번진


글씨체를 바라보게 되었어



지우개로 지우지 않은


네 마음은 이미


'눈물'로 대신해 가려졌다는 것을



마지막으로 쓰인 편지의 글씨는


'사랑'의 눈물로 범벅이 된


진실의 마음이 네 마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갔던 거야


2022.4.29 봄비 내리는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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