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마음
- 천년의 사랑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천년의 세월을
어찌 이리도
아름답게 견디어 왔느냐
천년을 살아오는 동안
푸른 마음도 늘 고이 간직하고
마을에 수호신으로
천년을 지켜오기까지
그래도 너는
천년이라는 세월의 굴레를
벗어버렸더구나
너는 천년을 떠나왔지만
나는 천년의 마음을 기다려왔다
네 곁에 서면
내 마음 시원하게 한
불어오는 바람의 숨결은
천년 전에 떠나온 바람이었나
천년의 바람이
내 가슴에 비수를 꽂을 때면
네 곁에 내리던 눈보라에
당시의 몹시도 추웠던
찬 바람 일던 어느 겨울에
네 모습을 나는 기억한다
네 온몸을 털어내어 주던 낙엽에
가을이 떠나간 뒤에
쓸쓸히 남겨진
세월에 퇴적된 대지의 마음을
천년의 사랑은 바람에 씻기고
천년의 마음은 둥지를 떠났다
2022.4. 20 행구동 천년 느티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