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비가 내리면
- 꽃눈이 내리면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삶의 태동을 떠나온 지
몇 해였던가
그날에 잠자던
호랑이 콧수염을 건드려도
깨어나지 못한
네 모습을 기억하면서
내 심장 박동은 천둥소리보다
크지 못했던 하늘을
무척이나 다행스러워하고
한줄기 빛을 다시 보게 됨을
세상의 이치를 알아갔을 때
나는 아직도 너에게
부끄러워하지 않은 마음을
사랑하였으리라
그대 삶의 파동은
언제부터 시작이 되었소
그 이후에
내가 태어난 날은
눈이 부시도록
푸른 날이길 바랬었지만
5월에 내리는 햇살만큼
하늘도 나의 마음을 달래듯
꽃비의 단잠에서 깨어나게 하고
어느 이른 새벽길을 나서는
떨어진 꽃눈의 이슬에 맺힌 채
풀잎에 가려진
네 마음을 위로하듯
스친 바람에 한 인연을 만나
떠나온 기나긴 여정길에
아침 햇살을 맞이하였으리라
하늘에 승화된
내 오랜 시간의 멈춤 속에
기다려 온 한 마음만큼은
꽃눈이 되어주기를
간절히 맞이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아니 살아갈 거라고
겨울이 아닌 날 내리는 눈을 맞으며
너에게 다시 말하고 싶다
2022.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