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갈대의 철학 Jun 08. 2022

밤꽃이 피어날 무렵쯤이면

- 소태재의 향수

밤꽃이 피어날 무렵쯤이면

- 소태재의 향수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피어나고

강남 갔다 돌아온 제비가 돌아오듯

내게 돌아올 마음 하나

아련히 남아 있습니다


밤꽃이 피어나는 계절이 오면

사랑도 다시 피어날 거라

름을 알리는 뻐꾸기 소리가

우리들 사랑의 만남에 

신호탄이 되어갑니다 


산속을 잃어버릴 듯이 헤매면

그 향기 따라나서고


어질어질하고

비통할지어다

나는 그 향기를  모릅니다


아 소싯적 마음이여

나는 그 마음을 빼앗겨 버렸습니다

아니다

잊어버렸는지도 모릅니다


 그대여

양안치 고개를 넘거들랑

소태재는 넘지는 말아주세요


만약에,

백운령 고개에서 돌아오지 못할

사연이 되어가거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처지가 되어가더라도


차라리 작은 양안치 고개에서

소태재에 밀려오는  

그날의 향취에 취해서

헤어나지 못할 마음이 

또다시 썰물이 되어가더라도


그대여

천등산 박달재에

못다 넘은 마지막 고개가 

내 허리춤에 매어 달린

표주박 술잔에 울고 넘는 소태재는

되지를 말아주세요


설마,

예전에 떠난

기다림향기일까 하여


나는 아직도

밤꽃이 피어나계절이 오 

그 고개를 넘지 못하는 이유가


단지,

그 향기에 떠난

그리움이 아니었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이랍니다


2022.6.6 강변에서

매거진의 이전글 접시꽃 소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